윤석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후보가 된 신원식을 둘러싼 나쁜 소문이 넘치는 가운데 드디어 그가 나타난 이유가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이제 한반도에서 십자군 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비한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총이 한반도 위에 내릴 모양이다. 할렐루야! 아멘!
<더팩트>의 보도에 따르면 신원식은 이른바 ‘태극기 집회’의 주역인 전광훈이 주도하는 집회와 강연에 12번이나 등장했단다.(링크: https://v.daum.net/v/20230919063028808). 하필 11번이나 13번도 아니고 기독교에서 거룩하게 여기는 12라는 숫자에 딱 맞추어 ‘하나님도 까불면 죽이는’ 전광훈과 함께하였으니 무서운 것이 없어 보인다.
신원식의 아내도 함께 참석한 2018년 11월 25일 전광훈의 사랑제일교회 집회에서 전광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단다. <더팩트>의 기사를 그대로 인용해 본다.
“강연에 앞서 전 목사는 ‘사무엘(전 목사)이 다윗(신 후보자)을 찾은 기분’이라며 ‘하나님이 준비한 우리 장군님이 드디어 나타났다’고 신 후보자를 치켜세웠다. 대담 과정에서 신 후보자는 ‘친문은 노무현 대통령이 자살해서 부활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시대착오적인 종북 좌익들은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했고, 이에 성도들은 ‘아멘’이라고 답했다.”
나는 신원식이 누군지 몰랐다. 그런데 그가 바로 다윗이고 문재인 정부의 붕괴도 예측한 예언자였던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하나님의 은총과 섭리와 자비와 긍휼하심이 넘치는 집회였던 것 같다.
그런데 신원식은 그렇게 자기를 ‘알아본’ 전광훈이 고마웠던 모양이다. 2019년에 있었던 집회에서 전광훈을 용장으로 치켜세웠으니 말이다. <더팩트>에 나온 기사를 다시 인용해 본다.
“전 목사를 향한 신 후보자의 찬사도 계속됐다. 신 후보자는 2019년 11월 23일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전 목사를 두고 ‘용장’이라고 칭송했다. 신 후보자는 당시 ‘애국시민들이 낙동강 방어선에서 최전선을 지켜왔고, 올봄에 한 용장이 나타났다. 바로 전광훈 목사님’이라며 ‘그분이 10월 3일, 몇 개월간에 노력 끝에 여기서 반격의 출발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쯤 되면 이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두려운 것이 없겠다. 사무엘 예언자와 다윗 왕이 재림한 이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그 어떤 전쟁이 일어나도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을 왕으로 삼은 이스라엘 민족처럼 승리를 거둘 것이니 말이다.
나라가 돌아가는 꼴이 너무나 한심해서 매우 우울했는데 이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 전광훈과 신원식이 태극기 부대의 애국 시민을 이끌고 ‘빨갱이’를 때려잡는 십자군 전쟁에 앞장설 것이니 두려울 일이 전혀 없지 않은가?
전광훈에 대한 정보도 많이 알아보았고 그에 관한 글도 많이 썼기에 그를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신원식은 윤석열 정부에서 지금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김행과 유인촌과 마찬가지로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에 대한 정보를 ‘나무위키’에서 찾아보았다.
1958년 경남 통영 출신으로 부산 동성고를 나와 전두환의 서슬이 시퍼런 시절인 1981년 육사를 37기로 졸업했다. 그 후에는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전광훈이 말대로 정말로 대장만 계속해왔던 인물이다. 그러다가 2006년, 곧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별을 달았다. 이후 이명박 시절인 2010년 별을 하나 더 달아 소장, 박근혜 시절인 2016년에 또 별 하나를 더 달아 중장이 되었다. 그러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비례대표가 되었으나 22번이라 17번까지만 당선되는 바람에 낙선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8번이 되어 당선되면서 국회의원이라는 별을 또 달았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한 일이 뭔가를 살펴보니 윤석열 정부의 사랑을 받을 일을 벌써 많이 했다. 그 가운데 지난 8월에 있었던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된 사달에서 박정훈 대령을 비난하는 일의 선두에 나섰다. 그리고 채수근 상병이 사망한 일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나무위키’에 나온 말을 인용해 본다. (링크: https://namu.wiki/w/%EC%8B%A0%EC%9B%90%EC%8B%9D)
“8월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는 채수근 상병이 순직한 상황을 두고 ‘안타깝지만 손 잡고 가다가 웅덩이에 푹 빠져서 죽음을 당했다. 이게 8명의 징계자를 낼 만큼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냐?’라고 발언했다.”
뭐 나라를 구할 다윗과 같은 장군의 눈으로 보기에는 상병 하나 죽은 것쯤 아무것도 아닌가 보다. 역시 사람보다는 조직에 충성하는 계열에 속하는 사람인가보다.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 얼마든지 나라를 흔드는 일에 대해서 의견을 낼 수는 있다. 그러나 자기 전공 분야인 국방에 대해서 무식하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나무위키의 자료를 인용해 본다.(링크: https://namu.wiki/w/%EC%8B%A0%EC%9B%90%EC%8B%9D)
“또한 같은 국정감사에서 신원식 의원이 F-35 도입 후 3년이 지나는 동안 25mm 기관포 실탄을 구매하지도 않았고, 훈련탄 기관포 사격도 한번도 못했다고 F-35A를 논란거리로 만들어 공군을 질타한 일을 조선일보가 단독 보도하였다. 신원식 의원은 ‘북한 협박을 의식한 탓인지 실탄 보급조차 기약 없이 늦어지는 전투기를 보며 국민은 마음이 든든하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북한 눈치봐서' F-35A가 기관포탄이 없게 되었다는 주장은 신원식 개인의 억측이었다.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팩트체크 F-35A는 블록-3까지 기관포에 심각한 결함이 있어서, 기관포를 사격하면 동체 표면 균열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미국 국방부에서부터 보고된 바 있다. 사실 조선일보는 이미 2021년 1월에 F-35의 기관포 문제가 여전하다는 걸 보도한 적도 있었다. 결국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 나서면서 자료 조사에 미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되었다. 안 그래도 F-35의 까다로운 보안유지 문제와 귀하신 몸이라는 이유로 정비에 골머리를 썩이는게 한국 공군 입장이니 실제 작전 같은 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F-35의 기관포는 결함 해결 이전까지는 안 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니라 미국과 블록-3까지의 F-35A를 수입한 모든 나라 공군에게 해당되는 사항이다. 그리고 F-35가 기관포 훈련 못했다고 난리칠 일도 아니었다. 원래 F-35는 스텔스 성능을 이용하여 적 몰래 원거리에서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을 발사 후 작전 지역을 이탈해야 하는 기종이다. 스텔스 성능을 온전히 살리려면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수는 내부 무장창으로만 제한되어 적게 탑재한 무장으로 장시간의 작전이 어렵기에 F-35의 기본 전투 교리는 쏘고 튀는 것이다. 어차피 기관포는 모든 전투기들이 마지막에 사용하는 부무장이고, 기관포를 쓰는 근접전에 돌입하면 딱히 5세대 전투기를 쓴다는 의미가 무색해지기에 귀하고 비싼 F-35가 스텔스 우위를 포기하고 격추 위험까지 감수하면서까지 근접전을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장군을 앞세워 ‘빨갱이’ 때려잡는 성전(聖戰)에 나서는 십자군의 앞길이 뻔히 보이는 것만 같다. 그런데도 전광훈은 이런 신원식을 드디어 나타난 하나님이 준비한 우리 장군님이란다. 그런데 ‘우리 장군님’... 이거 어디서 많이 들은 표현 아닌가? 한반도에는 '우리 장군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얼마 전 평통 수석 부의장 김관용이 한 말이 떠오른다.
“먹구름 위 언제나 빛나는 태양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먹구름을 걷어내고 혼란 속에서 나라를 지켜내신 구국의 지도자, 우리 민주평통 의장이신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십니다.”
정말 몰랐다. 이 나라에는 ‘빛나는 태양과 같은 구국의 지도자’도 있고, ‘하나님이 준비한 우리 장군님’도 있고, ‘애국 시민’을 이끄는 ‘용장’도 있다니. 그러니 무엇이 두렵겠는가? 이제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나 보다. 이제 한반도에서 십자군 전쟁이 일어나도 두려울 것이 없다. 그러니 다시 한번!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