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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난방비 폭탄'인데, 올해 전기값 더 올려야 한다? [경제인싸]
서울경제1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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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난방비도 갑자기 너무 많이 올랐길래 ‘잘못 계산된 것인가’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대표처럼 요 며칠 사이 전국 곳곳에서 난방비 고지서가 잘못 온 줄 알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바로 한 달 새 2배 이상 껑충 뛴 난방비 때문입니다.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난방비 증가에 영향을 미쳤죠.

이렇듯 에너지 가격에 따라 체감 경제가 좌우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한데요.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지난 3일 서울시 강남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에너지 가격은 지금까지 오른 만큼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규모가 매우 큰 상황이라 낮은 에너지 요금을 유지하기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올 2~4분기 동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Q. 대한민국 에너지 가격은 현재 어떤 상태인가요?

A. 우리나라는 유럽보다는 굉장히 좋은 상황입니다. 나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유럽의 도시가스 요금과 전기요금은 재작년과 비교하면 작년에 10배까지 오른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작년 전기요금은 재작년보다 18% 정도 올랐고, 도시가스 요금과 연료 요금은 한 38% 정도 올랐습니다. 또, 전기요금은 1월 1일부터 약 10% 추가 인상됐고 도시가스 요금과 연료 요금은 현재 동결됐습니다. 그래서 재작년과 지금을 비교하면 전기요금은 그래봐야 30%가 안 되는 수준에서 올랐기 때문에 유럽에 비해 굉장한 선방한 상황입니다.

Q. 유럽과 달리 대한민국 에너지 가격이 조금 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국내에서 소비되는 천연가스와 석유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가격이 조금 오른 이유는 공기업이 에너지를 도입해서 공급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모두 작년에 각각 약 35조 원, 10조 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보면서 전기와 도시가스를 저렴하게 공급했습니다.

Q. 그렇다면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A.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적자 규모가 너무나도 큰 상황이라, 앞으로 올해 내내 전기요금이든 도시가스 요금이든 연료 요금이든 어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야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전기도 공급하고 도시가스도 공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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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가 지난 3일 서울시 강남구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Q. 올해 국내 전기요금은 얼마나 오를까요?

A. 전기요금의 경우엔 당초 한전이 추가적으로 적자가 늘어나지 않고 전기를 안정적으로 사서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인상액이 kWh당 51.6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작년 전기요금이 125원 정도였으니, 여기서 51.6원 인상해 kWh당 176.6원이면 적자가 늘지도 줄지도 않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하지만 물가 당국인 기획재정부와의 협의 결과, 인상 폭이 대폭 축소가 돼 13.1원 인상에 그치게 됐습니다. 따라서 올해 38.5원만큼은 전기요금이 인상돼야 전력 공급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정전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도시가스 요금과 연료 요금도 인상될까요?

A. 도시가스 요금과 연료 요금은 사실 작년에 2배 정도 올랐어야 합니다. 천연가스로 도시가스와 연료를 공급하는데,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천연가스의 가격이 한 4배 정도로 올랐기 때문에 최소한 도시가스 요금이나 연료 요금이 2배는 올랐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작년에 오른 인상 폭은 38%밖에 안 되기 때문에 나눠서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올해는 작년 수준인 38~40% 정도는 인상돼야 도시가스나 연료가 끊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습니다.

Q. 한국은 장기 계약을 통해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죠.

A. 우리나라가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전체 도입 물량의 약 80%는 장기 계약에 의존하고 나머지 20%는 그때그때 현물시장에서 사 옵니다. 장기 계약은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20~25년 동안 고정된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전체 천연가스 도입 물량의 80%를 장기 계약에 의해서 들여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중동의 카타르하고 계약을 체결했는데, 카타르와 맺은 계약 물량들은 대부분 2025년에 완료가 됩니다. 따라서 현재 많은 물량에 대해선 이미 재계약을 했습니다. 이때 도입선 다변화를 위해서 카타르에서 들여오던 약 500만 톤의 물량 중 3분의 1은 카타르, 또 다른 3분의 1은 아프리카의 모잠비크, 나머지 3분의 1은 미국에서 들여오는 걸로 계약했습니다.

Q. 장기 계약 물량은 얼마나 저렴한가요?

A. 장기 계약으로 들어오는 것의 가격은 대략 MMbtu당 10~13달러 사이입니다. 작년 현물시장을 살펴보면, 피크일 때 71달러를 찍었고 작년 한 해 평균을 보면 35달러에 천연가스를 사 왔습니다. 그리고 2022년 12월 마지막 주에 확인해보니 한 30달러 수준이었습니다. 올해도 35~40달러 사이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장기 계약이 비교적 저렴합니다. 다만 장기 계약으로만 전부 충당할 수는 없고 현물시장에서도 일부를 사 오는 게 필요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작년 현물시장에서 가격이 2달러까지 떨어진 적이 있거든요.

Q. 한국이 벤치마킹할만한 해외 사례는 무엇인가요?

A. 일본입니다. 대한민국은 반도 국가고 일본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전력선이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전력선이 연결된 유럽과 미주 대륙의 경우엔 국가 간에 전기를 사고파는 게 굉장히 자유롭지만, 한국과 일본은 그렇지 않죠. 그리고 두 나라는 석유나 천연가스가 없습니다. 부존 에너지가 없고 전기와 관련해선 섬나라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의 에너지 믹스 정책은 상당히 유사해야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이 택하고 있는 전략은 ‘N분의 1 전략’입니다. 원자력·재생에너지·석탄·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약 4분의 1씩 가져가 공급 불안정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입니다.

Q. 그럼 한국은 어떤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펴고 있나요?

A.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소의 비중이 높고 그다음으로 재생에너지를 가져가고 석탄과 천연가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되어 있어서 일본의 ‘N분의 1 전략’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결국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위해서는 ‘N분의 1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우리가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시행함과 동시에 2050 탄소중립 비전을 법제화한 14번째 국가가 되면서 석탄과 천연가스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한 부분은 있습니다만, 일본을 참고하면서 화석연료를 천천히 줄여나가야 우리나라의 에너지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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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디지털전략·콘텐츠부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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