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logo
전당대회 불출마 나경원, 웃을 수만 없는 안철수
미디어오늘13일 전
thumbnail
▲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월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예상대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설연휴동안 침묵했던 나 전 의원은 25일 오전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겠다”며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 국면에서 백기를 들고 당의 수직 질서만 공고히 한 셈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 해임 과정에서 나 전 의원의 반응이나 나 전 의원의 개인성향 등을 고려할 때 여의도에선 그의 불출마를 예상했고, 설 전부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쪽이 웃고 있다는 분위기가 전해졌다.

[관련기사 : 윤석열과 반노동 인식 공유하는 나경원이 투사가 되는 세상]

[관련기사 : 투사가 된 나경원, 당 대표에 도전할까?]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설 전부터 나 전 의원이 미온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안 의원 쪽이 주목받고 있었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18~20일 진행한 조사 중 국민의힘 지지층 3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28.2%, 안철수 의원 19.5%, 나 전 의원 14.9%, 유승민 전 의원 8.4%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나 전 의원이 출마한다 하더라도 김 의원은 과반을 얻지 못해 결선투표를 가고, 이때 이른바 ‘비윤’ 표가 안 의원에게 몰릴 경우 안 의원에게 승산이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러한 예상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발견됐다. 26일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2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784명에게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물은 결과, 김기현 의원이 25.4%, 안철수 의원 22.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게다가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 의원은 김 의원과 양자대결시 안 의원은 49.8%, 김 의원은 39.4%를 기록했다.
thumbnail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전당대회 결선투표 가상대결. YTN 보도화면 갈무리
국민의당 소속으로 이번 대선에 출마했던 안 의원 입장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국민의힘 사람’으로 자리잡는데 사실상 성공한 셈이다.

다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에 이어 나 전 의원이 이른바 ‘반윤’ 위치에 놓이면서 대통령실과 친윤 세력에게 여러 공격을 받았는데 다음 표적이 안 의원으로 옮겨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안 의원은 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와 이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경험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의 ‘보증수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전당대회 구도상 김 의원과 함께 ‘친윤 대 반윤’의 일대일 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히자 안 의원이 ‘당황스럽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안 의원은 “안타깝고 아쉽다”며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들의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며 “나 전 의원이 던진 총선승리와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이 ‘비윤’ 표심을 붙들고 있으면서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본인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안 의원 입장에선 일종의 완충지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결선투표에서 나 전 의원의 지지자들이 자신을 찍는 게 최선의 모습이었지만 한달 넘게 남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 동안 안 의원이 ‘윤심’을 받은 김 의원과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thumbnail
▲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나경원 전 의원. 사진=대통령실, 국민의힘
나 전 의원 불출마에 더불어민주당이 관련 입장을 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무엇을 위해 모든 권력을 손에 쥐려고 합니까?”란 브리핑에서 “친윤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가혹할 수 있다니 정말 잔인한 대통령”이라며 “같은 당 소속 정치인에게도 이렇게 가혹하게 하니 야당과 전 정부에 대한 표적·조작수사는 윤 대통령에게는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나경원 사태’는 일단락했지만 전당대회를 둘러싼 갈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나 전 의원 불출마 입장문 끝부분을 보면 “정당은 곧 자유 민주주의 정치의 뿌리입니다.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자신이 불출마하지만 현재 국민의힘 분위기에 대한 불만을 담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대통령실이 이번엔 안 의원에 대한 견제에 나설지, 전당대회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미디어오늘은 여러분의 제보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news@mediatoday.co.kr
go to top
full logo
나를 표현하는 뉴스의 시작
맞춤 추천으로 쉽고 빠르게
앱으로 보기
더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