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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 “윤석열 대통령, 두 번의 골든타임 놓쳐”
일요신문9일 전
[일요신문]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내홍으로 집권 여당 국민의힘은 바람 잘 날이 없다. 이 전 대표는 법원 가처분 신청, 장외 여론전 등에 나서면서 강경 투쟁에 나선 상태다.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9월 28일 추가 징계가 나올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 내부 비토 기류가 퍼지면서 입지가 좁아진 것도 부담이다. 이런 와중에 연일 이 전 대표를 옹호하는 우군이 관심을 모은다. 변호사 출신의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이다. 일요신문이 9월 22일 여의도 국회 앞 카페에서 천 위원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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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오후 여의도 한 카페에서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 사진=이종현 기자
―이준석 전 대표 성접대 의혹에 대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나왔다.

“(윤리위가) 왜 그렇게 성급하게 징계를 했느냐 하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있는 경우에도 윤리위가 작동하지 않은 경우는 많이 있었다. 당 대표 징계라는 초유의 일을 벌이기 전에 윤리위는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했는데, 감정적이고 성급했다. 윤리위가 최소한 수사 결과 정도는 보고, 혹은 어떤 스모킹건을 확보한 이후에 징계했어야 했다.”

―경찰 불송치와 무관하게 추후 성접대 행위가 있었다고 밝혀질 수도 있지 않나.

“저희 당 주류의 바람과 다르게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에서) 이 전 대표의 성접대 행위 여부에 대한 기재가 없었다. 만약에 성접대 행위를 확인했다면 경찰이 바로 무고죄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을 거라고 본다.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이 전 대표가 성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해서 이 전 대표가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대응했는데, (이준석 전 대표의 성접대가 있었다면) 이게 무고죄가 되지 않느냐. 그게 확인이 됐다면, 경찰에서 무고죄에 대한 수사 결과 발표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을 거란 말인가.

“그렇다. 세상일은 알 수는 없다지만, 이 정도로 관심이 높은 사건에서 어떤 스모킹건이 있거나 객관적인 물증이 있다면 어떤 형태로든 흘러나오지 않았을까. 성접대 사실이 이런 나름대로 장기간에 걸친 조사에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 재판부의 변경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그콘서트를 찍나, 생각이 들었다. 개그콘서트가 이러니까 없어졌지(웃음). 전주혜 비대위원이 재판장이랑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건, 당 쪽에 유리한 사정인데 그걸 가지고 왜 바꿔 달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전주혜 의원이나, 지금 소송을 담당하는 분들 다 모르지 않을 거다.”

―그렇다면 왜 신청했다고 보나.

“국민의힘이 재판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법원장한테 ‘법원장 네가 답해라’ 이런 식으로 하는 건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친다. 법치주의의 사법부 독립은 매우 중요한 가치인데, 이를 중시하는 저희 당이 그런 압박을 한다는 건 부적절하다. 전략적으로도 안 좋은 게 소송에서 자신이 없어 보이고, 패색이 짙다는 걸 느끼고 있는 거다. 여론전에 있어서나, 재판부가 가지는 인식에 있어서나 별로 좋지 않다.”

―이 전 대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당이 더욱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당이 이미 그걸 어느 정도 대비하고 있다고 본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선출한 것 자체가 여차하면 주 의원이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을 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있었다고 본다. 그리고 사퇴한 최고위원들 자리를 다시 보궐선거해서 진행하면 그렇게까지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거다. 단지 어떤 감정적인 문제가 남는 거다. 이 전 대표가 돌아오는 거를 차마 견딜 수 없다고 하는 감정적인 문제는 해결이 안 되지만, 이준석을 몰아내야 한다는 그 근원적인 목표를 잠깐만 제쳐 두고 당 운영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당 운영 자체는 그렇게 생각보다 엄청 큰 혼란이 생기지는 않을 것 같다.”

―윤리위의 추가 징계 가능성이 높다.

“자꾸 우리 당이 역사에 남을 리딩 케이스(Leading case)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다. 일단 이준석 전 대표의 성접대나 이런 거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다면 제명을 할 근거가 없다. 지금 윤리위가 걱정해야 하는 건 1차 징계 무효화다. 추가 징계 준비가 아니라 1차 징계를 디펜스하는 걸 지금 걱정해야 한다.”

―윤리위는 ‘양두구육’ 발언 등의 표현을 문제 삼고 있다.

“만약 이 전 대표의 발언으로 징계를 한다면 정치인의 표현의 자유에 관한 중요한 리딩 케이스가 나올 거다. 물론 대통령 비판에 있어, 정도를 넘은 욕설과 막말은 당연히 비판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사자성어나 비유, 과장법이 이 전 대표를 완전히 몰아내야만 할 정도의 일인가. 아무리 같은 당이라고 해도 입법부는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고 비판하는 게 주 업무다. 여당 의원들은 다 그냥 무슨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냐 이런 비아냥거림을 들어왔다. 어찌 보면 의원이 아닌 이준석 전 대표가 어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그런 정치 문화가 바뀌는 그 시점에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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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오후 여의도 한 카페에서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 사진=이종현 기자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을까.

“이 전 대표가 창당하려면 TK(대구·경북)에서 국민의힘보다 인기가 더 좋아야 한다. 이준석 정당이 보수 주류 정당이라는 평가를 보수진영 유권자들에게 받아야 하는데, 사실 어려울 거다. 결국 비례정당 아니면 단일화 장사하는 정당, 최악의 경우에는 몽니 부려서 보수정당 다 망하게 하는 그런 정당밖에 안 된다. 그럴 바에는 오히려 국민의힘 안에서 투쟁해가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길이라고 이준석 전 대표는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전 대표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시간은 이준석의 편이라고 이 전 대표는 생각하고 있다. 당이 태도만 지적하면서 이 전 대표와 싸우고 있다. 이 전 대표 입장에서도 이렇게 콘텐츠가 없는 정당이라면 언젠가는 내가 여기에 주류가 다시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이 전 대표가 제명을 당해서 당에 못 돌아오게 되면 이 전 대표도 본인이 살아야 하니까 신당 창당 등 어떤 수를 생각해 보겠지만, 제명이 될 가능성도 매우 낮다. 제명을 (당에서) 강행한다고 한들 법원에서 그걸 유효하다고 볼 가능성 없다고 본다. 솔직히 99.9% 이준석 전 대표가 다시 구제될 거라고 본다. 그럼 창당 가능성도 없다.”

―이 전 대표가 복귀를 한다고 하더라도, 대표직을 수행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복귀해도 이 전 대표가 식물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징계가 끝나고 복귀하면 남은 임기가 5개월 정도 되는데, 무엇을 할 수 있겠나. 마지막 두 달 정도는 전당대회 국면일 거고, 세 달은 원내 세력이 부족한 이 전 대표가 특별한 걸 하기에는 짧은 기간이다. 소란을 일으켜서 우리 보수 진영 유권자와 국민의힘 당원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한 것에 대해 그걸 어루만지는 작업을 해야 한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노력하면 보수 진영 지지층도 이 전 대표에게 조금 더 마음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전 대표를 둘러싼 갈등으로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죄송한 말이지만, 부담의 원인이 이 전 대표인가에 대해서 의문이 있다. 이 전 대표가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할 시점에 대통령이 정치를 잘했으면 아무 문제없었다.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됐을 때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높았다면, 이 전 대표는 그냥 희미하게 끝났을 거다. 윤 대통령께서 중도층 마음을 붙잡는 정책들이라든지 메시지를 내놨다면 이준석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을 거다.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비판을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 그러면 국민들은 금방 다 이준석 ‘쟤는 왜 자꾸 억까(억지로 까다) 하는 거야?’라며 오히려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으로 돌아섰을 수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나팔을 불고 있는 거다.”

―윤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해야 했을까.

“너무 멀리 와 저도 답을 잘 모르겠다. 두 번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내부 총질’ 문자가 공개된 직후에 ‘좀 과한 표현이었고, 난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대통령께서 윤핵관과 분리하는 그런 정치적 공간을 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안 됐다. 가처분 결정이 처음 나온 후에 주호영 비대위가 좌초됐을 때도 좋은 타이밍이었다.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 이제는 그냥 원래대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됐는데. 2차 골든타임까지 놓치고 비대위 시즌2까지 왔다. 이번에 추가 가처분에서 만약에 이 전 대표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더 이상은 법원이랑 싸우기는 어려워지는 거니까, 그때 대통령과 우리 대통령 주변에 계시는 분들이 까짓것 이준석이 돌아온다고 한들 그 남은 기간 동안 뭘 하겠냐, 우리가 당원들의 마음을 더 잡기 위해 열심히 하자. 우리 대표선수 만들어가지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해보자라고 하는 게 정상적일 거다. 그렇게만 한다면 저는 지금의 이 혼란은 거의 대부분 없어질 거라고 본다.”

―당 주류가 이 전 대표와 계속해 전쟁을 치르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제가 와이프에게 어쨌든 대통령이 선거 이겼는데 통 크게 용서해주지라고 얘길 했더니, 와이프가 저보고 ‘너도 네 선거 때 누가 너한테 쓴소리 조금만 하면 듣기 엄청 싫어했다’고 하더라. 아마 대선을 치르면서 이준석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고, 시한폭탄을 안고 같이 가는 거니깐 초기에 부침을 겪더라도 정리하고 가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전략을 실행하는 방식이 너무나 거칠고 투박하게 이뤄졌다. 이준석을 죽이려면 정말 이준석이 없어도 될 정도로 정치를 굉장히 잘하고 정책적인 준비도 충분히 해놓고, 2030과 중도층과 호남을 잡을 정책을 계승해야 했다. 이준석 전 대표를 굉장히 띄엄띄엄 본 거다.”

―최근 정부여당은 지지율 하락세로 고전 중이다. 국민의힘이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었는데 지금은 기대보다는 여러 우려가 현실화돼서 지지율이 많이 빠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러지 않았냐’ 이런 워딩은 최악이다. 인재풀을 넓혔으면 한다. 비주류라고 평가받는 인재들도 과감하게 등용해서 확실히 더 새롭구나 하는 느낌을 주면 좋겠다. 그리고 민생 공약이 많이 후퇴했는데, 지킬 수 있는 민생 관련 공약이라면 더 세게 밀어붙였으면 한다. 직접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미국 순방길에서 윤 대통령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뭐라 할 말이 없다. 참모들이 기억이 안 난다, 사석 발언이다 등의 발언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발언이다. 대통령도 사람이라 실수할 수 있다. 그럴 땐 오히려 낮은 자세로 나와야지 뻣뻣하게 나오면 국민들께선 좀 더 혼나야 한다고 느끼실 거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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