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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대 감독’ 23년 절친 이정재·정우성의 따로 또 같이
일요신문10일 전
[일요신문] 23년 지기 절친 이정재와 정우성이 영화감독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갖고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영화 ‘헌트’가 8월 10일 개봉하는 가운데 정우성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인 ‘보호자’ 역시 후반 작업을 마치고 올해 가을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감독 데뷔작에서 주인공까지 맡아 1인 2역을 소화한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다. 톱스타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이들의 행보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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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지기 절친 이정재와 정우성이 영화감독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갖고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영화 ‘헌트’가 8월 10일 개봉하는 가운데 정우성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인 ‘보호자’ 역시 후반 작업을 마치고 올해 가을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감독’으로 국제영화제 초청장

이정재와 정우성은 배우가 아닌 영화감독 자격으로 국제영화제의 초청장을 받았다. 9월 10일 개막하는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 ‘헌트’가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 ‘보호자’가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각각 초청됐다. 북미 최대 규모인 토론토국제영화제가 이정재와 정우성의 작품을 동시에 초청한 데는 작품의 완성도에 갖는 신뢰와 더불어 정상급 배우의 감독 데뷔에 거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1973년생 동갑인 이정재와 정우성은 국내 연예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1990년대 청춘스타로 큰 인기를 얻었고 1998년 영화 ‘태양은 없다’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이후 절친한 친구이자 영화계 동료로 지내왔다. 서로 물심양면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둘의 관계는 단순히 친한 동료에 머물지 않았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뜻을 모아 2016년에는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컴퍼니를 공동 설립했다. 당시 하정우, 염정아, 박소담, 고아성 등 인기 배우들을 대거 영입해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했고 동시에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까지 손을 뻗었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이자 동료, 그리고 사업 파트너로 관계를 공고히 다진 두 사람이 이번에는 비슷한 시기 감독을 맡은 영화까지 연이어 내놓으면서 또 한 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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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의 ‘헌트’가 개봉 전 진행한 시사회 등을 통해 얻은 반응은 고무적이다. 냉전시대 두 명의 첩보원이 서로를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당대 시대상과 어우러져 긴박하게 펼쳐진다는 호평이다. 사진=영화 ‘헌트’ 홍보 스틸 컷
#이정재 “배우가 돋보이는 영화이길…”

이정재의 ‘헌트’는 개봉 전 시사회 등을 통해 얻은 반응이 고무적이다. 냉전시대 두 명의 첩보원이 서로를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당대 시대상과 어우러져 긴박하게 펼쳐진다는 호평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정재가 시대에 접근하는 치밀한 설계와 시선이 평단의 1차 평가를 무난하게 통과한 분위기다. 올해 여름 극장가에 출격한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외계+인 1부’ 등 4편의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도 따른다.

이정재가 처음부터 ‘헌트’의 감독을 맡으려던 것은 아니었다. 주연과 제작을 맡기로 하고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출할 적임자를 찾지 못했고 ‘직접 해보면 어떠냐’는 주변의 추천을 받아들여 메가폰을 잡았다. 물론 영화를 기획하는 과정은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이정재는 시나리오를 집필하는 동안에도 다른 영화나 드라마 출연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사이 출연한 작품이 ‘오징어 게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7편에 이른다.

‘헌트’는 1980년대 국가안전기획부에 숨어든 북한 간첩을 찾아내기 위해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감독인 이정재가 박평호를 맡았고, 정우성이 김정도를 연기했다. 30여 년 동안 출연 제안을 ‘받는’ 입장이었다가 처음으로 다른 배우들에게 출연을 제안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고민도 컸다. 그렇기에 공동 주연을 맡은 정우성은 그에게 천군만마와 같다.

사실 ‘헌트’를 구상하면서 정우성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고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미흡하다는 등 이유로 거절당하기도 했다. 이정재로서는 이전에 겪어보지 않은 ‘감독의 마음’을 절실히 체감한 시간이었다. 이정재는 “오랫동안 연기자 생활을 한 입장에서 내가 연출을 하더라도 ‘연기자들이 돋보이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해외에서의 사전 반응도 긍정적이다. 투자배급사 메가박스플러스엠에 따르면 ‘헌트’는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대만·인도·홍콩·태국 등 아시아 지역과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 브라질·멕시코 등 아메리카 중남미 나라 등 144개국에 판매됐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으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이정재의 인기가 때마침 공개되는 감독 데뷔작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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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연출작 ‘보호자’를 통해 과거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에 집중한다. 정우성이 주인공 수혁 역을 직접 맡고 연출과 주연 배우의 역할을 동시에 소화했다. 사진=영화 ‘보호자’ 홍보 스틸 컷
#정우성, 액션과 휴먼의 결합

이정재의 ‘헌트’가 먼저 개봉하지만 사실 영화감독을 먼저 준비한 사람은 정우성이다. 영화 기획과 제작, 연출에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인 정우성은 데뷔 초반인 2002년 같은 소속사였던 그룹 god의 뮤직비디오 ‘LOVE b(플랫)’을 직접 연출했다. 이후 영화사를 설립해 영화 연출과 제작에 밑그림을 그렸고, 2014년 단편영화 ‘킬러 앞에 노인’을 연출해 주목 받기도 했다. 2015년에는 김하늘과 주연한 ‘나를 잊지 말아요’,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고요의 바다’의 제작자 역시 정우성이다.

이정재가 연출 데뷔작에서 정우성을 기용해 대작 첩보액션으로 스케일을 키운 것과 달리 정우성은 연출작 ‘보호자’를 통해 과거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에 집중한다. 정우성은 10년 만에 출소해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주인공 수혁 역을 직접 맡고 연출과 주연 배우의 역할을 동시에 소화했다. 배우 김남길, 박성웅, 김준한 등도 감독 정우성의 여정에 동행했다.

정우성은 최근 배우로서 정상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2019년 영화 ‘증인’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남북한 소재의 영화 ‘강철비’ 시리즈의 주인공으로도 호평 받았다. 관객과 쌓은 두터운 신뢰가 상업영화 데뷔작인 ‘보호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정재와 정우성의 행보가 배우들의 영화감독 도전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두고 영화계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배우들의 감독 데뷔가 간간이 이뤄졌지만 그 결과는 엇갈렸기 때문이다. 2013년 영화 ‘톱스타’를 연출한 박중훈, 2015년 ‘허삼관’의 감독과 주연을 맡은 하정우는 열정적인 시도에도 작품의 완성도가 미흡해 관객으로부터 외면 받았다.

반면 배우 김윤석은 2019년 영화 ‘미성년’의 연출과 주연을 맡아 자신의 개성 넘치는 세계를 펼쳐 호평 받았고, 조은지 역시 배우 류승룡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영화 ‘장르만 로맨스’로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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