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자” 조국 우크라 향한 탁구선수의 호소

국민일보7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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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솔로미야 브라티코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식 64강에서 한국의 서효원과 경기를 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진행 중인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한국 대표팀 서효원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여자단식 64강에서 4대 1로 가볍게 승리했다.

상대 선수는 완패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기 있다는 것이 기쁘고 이 순간에 정말 감사하다”고 웃어 보였다. 그의 이름은 솔로미야 브라티코(24). 국적은 우크라이나다.

대회가 진행되는 기간, 조국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지난해 러시아의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다.

브라티코도 이 전쟁의 비극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한국 취재진과 만나 “우크라이나에선 제대로된 훈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난 1년간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훈련이 가능한지 물어보며 독일 체코 폴란드에서 연습했다. 오랫동안 집에 가지 못하고 여행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들은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안전한 지역으로 피신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있는 친구나 친척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두렵다”며 “로켓들이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날아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만난 다른 나라 선수들은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걱정하며 안부를 묻곤 했다. 브라티코는 “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 슬픈 상황이지만 우리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내가 이곳에 왔다는 게 기쁘고 이 순간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서효원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이렇게 좋은 상대와 경기할 수 있어 매우 행복했다. 훌륭한 상대와 경기할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우크라이나 친구들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Stay alive(살아남아)”라고 운을 뗐다. “살아남고, 낙관을 유지합시다. 그리고 삶의 모든 순간에 감사하고,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합시다.”

더반=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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