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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는 그때 어떻게 했더라?’ 윤 대통령 지지율 반등 ‘비장의 카드’ 셋
일요신문10일 전
[일요신문] 짧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방학숙제 제출시한이 됐다. 대통령실로 복귀하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지율 폭락을 저지시키고 반등을 만들어낼 ‘비장의 카드’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8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자체 실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잘하고 있다’ 응답은 24%,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6%를 기록했다. 전주에 28%로 취임 후 처음 30%대가 무너진 이후 일주일 만에 4%포인트가 추가로 빠진 것이다(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상황에서 과제물의 첫 페이지는 여당과 정부, 대통령실에 대한 쇄신방안이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지지 철회에 동참하고 있는 보수층 ‘집토끼 잡기’ 전략은 다음 페이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문헌은 취임하자마자 지지율 10%대로 추락했다가 탈출했던 이명박 정부의 위기 극복담이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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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입장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당‧정‧대 세 바퀴 수리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에도 불구, 안정적이고 신뢰받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국민의힘은 결국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을 결정했다. 이준석 당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중징계로 6개월 동안 자리를 비우게 됐고,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았던 ‘원톱’ 권성동 원내대표마저 윤 대통령과 문자 메시지를 유출하는 등 연이어 헛발질을 하면서 내려진 결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무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국민의힘의 비대위 결단은 ‘윤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해석이다. 이 대표가 외곽에서 당을 힐난하고, 이른바 ‘윤핵관’들 역시 툭하면 갈등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여당의 안정적 지도체제 구축 없이는 절대 대통령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둘러싸고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면서 취임하자마자 여론조사 지지율이 10%대까지 급락했던 이명박 정부도 취임 4개월여 만인 2008년 7월 3일,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위기 탈출의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당대표에 박희태 후보, 최고위원에 친이 주류 진영의 공성진 박순자 후보가 선출되는 등 여당 지도부를 친이계가 상당 부분 장악해 ‘이명박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2007년 당시 현역이었던 국민의힘 전직 의원은 “촛불시위로 인한 대통령 지지율 급락 와중에 2008년 7월 전당대회로 친이계가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로써 현대건설 CEO(최고경영자) 출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며 “국민의힘이 빠르게 비대위행을 결정한 것은 정치 초보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성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고, 바로 이 지점에서 윤 대통령과 당의 이심전심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장 덜컹거렸던 바퀴인 여당에 대한 전면적 수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윤 대통령은 ‘존재감’ 논란에 휩싸여 있는 대통령실에 대한 인적 쇄신 조치도 일정 부분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지방선거까지도 연이어 이긴 여당이 비대위로 가는 판국인데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대통령실이 어떻게 보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8월 2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무엇을 하느냐 하는 것은 결국 대통령이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쇄신 가능성을 일정 부분 열어놓았다고 읽힌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취임 4개월 만인 2008년 6월 20일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 7명을 전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 수석 인사와 관련, 실장·수석급 9명 중 교수 출신을 5명에서 2명으로 줄이고 관료 출신을 3명 늘리는 등 국정수행에 있어서 안정감을 가져오려는 노력을 보였다. 또 해당 인사를 통해 실장·수석들의 평균 재산도 종전 36억 원대에서 16억 원대로 줄어들어 ‘부자 편에 서있는 정권’이라는 오명도 희석시켰다.

정치 경험이 부족한 윤 대통령에게 다양한 정무적 조언을 들려줄 특보 그룹을 늘린다는 계획도 포착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임기 첫 해 7월, 국민통합특보에 김덕룡 전 의원, 언론문화특보 이성준 전 한국일보 부사장, 과학기술특보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을 각각 임명해 경험 많은 정치적 조언자 그룹을 늘렸다.

정부 측 개각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인선 과정에서 큰 논란을 겪었고, 취학 연령 하향 정책 입안과정에서 큰 오류를 나타내는 등 스타 장관은커녕 업무 능력에 회의가 드는 장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보건복지부 장관 및 공정거래위원장 공석 사태가 길어지고 있고, 정부 각 부처의 실‧국장 인사도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개각은 부담이 큰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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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6월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쇠고기 파문' 등 국정혼란 사태에 대한 특별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민생 바퀴도 돌린다

당 내홍 수습에 정신없지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8월 4일 서울 영등포 쪽방촌 현장을 찾았다. 당내 ‘약자와의 동행위원회(약동위)’ 봉사활동 일정 가운데 하나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방문 배경에 대해 “고물가 상황에다 코로나까지 겹쳐 민생이 굉장히 어려운데, 민생경제가 어려울수록 사회적 취약계층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게 된다”며 “그런 상황을 실태 파악하고 정책적으로 어떤 점을 반영하는 게 좋은지 확인하기 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루 앞서 8월 3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세종시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 부지를 찾아 빠른 시일에 세종의사당 설치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야당을 중심으로 ‘공약 파기’ 논란이 제기된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와 관련해서도 공약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원희룡 장관 역시 “대통령께서 철저히 준비해서 빠른 시간 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발표하라고 그렇게 직접 당부했다”며 윤 대통령을 직접 끌어들였다. 충청 민심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리 호소였다.

당정의 이 같은 민심 잡기 행보는 휴가에서 돌아온 윤 대통령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독단적인 고집불통 이미지를 벗고 어떤 음식이 나오든 국물까지 싹 비우면서 서민과 소통하는 현장 행보를 크게 늘릴 것이라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전언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집토끼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집토끼로 돌아섰던 충청·강원권은 물론,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까지 아우르는 안방 사수 전략에 전력투구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시위로 큰 정치적 위기에 빠졌던 2008년 7월 21일, 정부 출범 후 5개월 만에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열고 지방 우선 발전 정책으로 전격 선회했다.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은 수도권 규제완화에 공기업 지방 이전, 혁신도시 재검토 등 노무현 정부의 지방 균형발전 정책을 뒤집는 주장을 많이 해왔지만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전통적 지지기반까지 흔들리자 정책 방향을 틀었다.

국민의힘 영남권 한 현역 의원은 “권력은 탄탄한 지지층에서 나오는데 지역 지지기반도 없고, 특별한 팬덤층도 없는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일체감이 강한 지지층을 튼튼히 다져나가야 한다”며 “영남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지지기반을 확실히 잡고 서민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인다면 지지율 반등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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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기간 중 대학로에서 연극을 본 후 배우들과 뒤풀이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황교익 페이스북
#바퀴 앞 걸림돌은?

당‧정‧대 세 바퀴를 재대로 수리하는 첫 관문이 될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 과정에서 큰 곤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당내에서 비대위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고, 이준석 대표의 강한 반발도 우려된다. 당내 갈등이 송사로까지 옮겨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당‧정‧대 세 바퀴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윤 대통령 본인 리스크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이 소탈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큰 변화이고 좋은 방향 설정이지만 정치와 국정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고 쉽게 접근해 국민들로 하여금 “대통령이 자만심에 빠져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난타당했던 영어몰입교육처럼 최근 취학 연령 조정 같은 설익은 정책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나오면서 국정운영 불안감을 키웠고, 윤 대통령에 대한 불신을 더욱 증폭시켰다는 게 정치권의 한 목소리다.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은 8월 초 내놓은 ‘대통령 국정지지율의 시사점과 대응’이라는 글을 통해 “윤 대통령은 국민들이 바라는 ‘대통령다움’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며 “그러려면 대통령이 해야 할 국정과제부터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과제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경철 매일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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