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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발언’ 후폭풍에 국방부까지 나섰다…왜?
KBS1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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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대통령께서 UAE에 근무하는 우리 장병들에게 현지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직시하라고 당부하신 말씀이었다."

국방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UAE 적은 이란' 발언에 대해 9일 만에 내놓은 입장이다. 장병들을 격려하는 말이었다는 뜻이다. 내용을 따지자면, 외교부 당국자가 어제(24일) "윤 대통령께서 아크부대 장병들이 UAE가 직면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의 말씀이었다"라고 말한 것과 다를 게 없다. 그동안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온 외교부에 국방부도 늦게나마 힘을 보탰다는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 하나, 굳이 국방부가 나서야 할 정도로 UAE와의 관계는 우리 군에 각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새로운 유형의 파병...'아크 부대'가 있는 곳

월남전 이후에도 우리 군은 해외 곳곳에 파병을 해왔다. 대부분 내전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인 곳들이었다. 1993년 소말리아에 파견된 상록수 부대, 1995년 앙골라 공병부대, 1999년 동티모르 상록수 부대, 2002년 아프간 다산·동의부대, 2003년 이라크 서희·제마부대, 2004년 이라크 자이툰·다이만 부대, 2010년 아이티 단비부대, 아프간 오쉬노 부대 등이다.

현재 우리 군이 해외 주둔 중인 곳들도 상황은 대부분 비슷하다.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활동 중인 레바논 동명부대와 남수단 한빛부대가 있고, 해적들로부터 한국 선박을 보호하기 위한 소말리아 해역 청해부대도 있다.

그리고 UAE '아크부대'가 있다. 지역 내 안보 환경의 안정을 추구하는 다른 부대들과 달리 아크부대는 그 목적이 두 나라의 협력 및 우호 증진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아크부대는 2010년 UAE 왕세제가 UAE 군에 대한 교육훈련 지원과 세부협력 방안 등 발전적 교류확대를 요청해 만들어졌다. 합동참모본부도 "아크부대는 기존의 유엔평화유지군 및 다국적군 파병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국방교류협력을 위한 파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참모총장들의 '단골' 출장지

한국과 UAE는 평소 '군사 외교'에서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2월 미국보다 앞서 UAE를 공식방문했다. 육군참모총장이 UAE를 방문한 것은 6년 만이었다. 한국 육군참모총장으로는 처음으로 UAE 지상군사령부를 찾았고 과학화 훈련장과 우리가 수출한 '천무' 운용 부대를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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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공군참모총장이 지난해 12월 UAE를 찾아 양국 공군의 교류협력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출처 : 공군
이보다 며칠 앞선 12월 초 정상화 공군참모총장도 UAE를 찾아 군사 외교를 펼쳤다. UAE 공군사령관 등을 만나 양국 공군의 교류·협력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고 아크부대도 방문했다. 정 총장은 특히 우리가 UAE에 수출한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천궁2'의 실사격 훈련도 직접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지난해 9월 UAE에서 열린 다국적 방공·미사일 방어 훈련 '팰컨 실드'(Falcon Shield)에 처음 참여하기도 했다.

이종호 해군 참모총장 역시 조만간 UAE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제승 주 UAE 한국 대사가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출신이라는 점도 두 나라 사이의 군사 협력의 폭과 깊이를 보여준다.

■'K-방산'의 새 전진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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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15일 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UAE 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UAE는 지난해 1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탄도미사일 요격 체계 '천궁2'를 약 4조 8천억 원 어치 수입하기로 계약했다. 다연장 로켓 '천무'를 2017년 7천억∼9천억 원대 규모로 계약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UAE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생산하는 고등훈련기 T-50,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소형무장헬기(LAH) 등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UAE가 중동 방산 수출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의 UAE 방한 기간 중 2건의 방산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우리 방위사업청과 UAE 국방부 산하 타와준 경제위원회는 '전략적 방위산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두 나라는 워킹그룹 구성과 기술정보 교환, 기술이전 등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 우리 측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타와준 위원회는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에 합의하기도 했다.

방사청은 "양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방공유도 및 공중무기체계로의 수출 추진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MOU를 통해 또 다른 수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 비공개 '군사협정'을 맺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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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바카라 원자력 발전소 전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양국간 군사 분야에서의 이런 돈독한 관계는 두 나라가 비공개로 맺은 '군사협정'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는 평가다. 2009년 이명박정부 당시 우리나라는 원전 수주를 하면서 비밀리에 UAE 측과 군사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사시 한국군을 자동적으로 파병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이 군사협정 이행 문제를 공식적으로 협의하기 위해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 '2+2' 차관급 협의체를 신설하고 회의를 두 차례 갖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아크부대를 찾아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다.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다. 발언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어제도 "한국의 설명이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북한도 대외선전매체를 동원해 "또 혓바닥을 잘못 놀렸다"며 "초보적인 외교상식도, 의례도 모르고 망발질하여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까지도 적으로 만들었다" 고 비판했다.

이란을 UAE의 적으로 표현하면서 우리가, UAE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이란에 대한 표현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 확실한 것은 윤 대통령이 UAE와의 '동병상련'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그 목적은 충분히 달성됐을까? 이란과의 관계를 발언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 만큼, UAE와의 관계를 최소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것도 우리 정부에게 주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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