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logo
윤 대통령 ‘외교 참사’ 뒤엔 ‘실세’ 김태효?
한겨레10일 전
thumbnail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외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미국 등 주요 정상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잇달아 미숙함을 보이며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자 외교안보라인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실세 참모’로 꼽히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아마추어리즘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김 차장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의 순방 계획을 사전에 설명하면서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일본 쪽이) 흔쾌히 합의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 쪽 발표 직후부터 ‘약식’회담 직전까지 이를 부인했다. 대통령실이 2년9개월 만이라고 호언장담한 한-일 정상회담은 결국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를 찾아가 겨우 만나는 모습을 보인 끝에 ‘약식’회담 형식으로 치러졌고 ‘대일 굴종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김 차장은 2012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으로 근무할 때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밀실 추진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도 대일외교에서 실수를 반복했다. 외교안보분야 원로 인사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밀실 추진 탓에 경질된 경험이 있는 김 차장이 왜 저렇게 일본한테 어설프게 저자세로 접근하려 하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문제 개선이라는 굵직한 국익이 걸려 있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48초 만남도 민망한 형식이었다. 대통령실은 만남 직전까지 “정식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때 유엔총회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빠짐없이 열렸다는 것과 견주면 ‘준비 소홀’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전직 외교안보 부처 고위 관계자는 “최종 합의되지 않은 정상회담 일정을 일방적으로 먼저 공개하는 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참모로서 무감각과 무능력을 여지없이 드러낸 김 차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윤 대통령의 첫 외교 행보였던 나토 정상회의 때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대신 김 차장이 수행한 것과 관련해서도 말이 나온다. 외교 관례에 정통한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외교에선 ‘격’이 아주 중요해 안보실장과 차장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엄격히 구분된다”며 “자칫 나라 안팎에 ‘실세 김태효, 허세 김성한’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위험이 있는 매우 부자연스럽고 부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안보 진용 경질을 촉구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번 외교참사,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외교라인 전면교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go to top
full logo
광고없이 필요한 뉴스만
쏙쏙 추천받아보세요!
앱으로 보기
더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