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이 21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확 달라졌네’라고 국민들이 느끼도록 해야 한다”며 “인 위원장이 대통령과 핫라인을 통해 지겹도록 만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이날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관에서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개혁 방안’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 의원은 강연에서 혁신위를 향해 윤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인 위원장과 악수하며 “나보다 더 정치인 같다”고 말했고, 인 위원장은 웃으면서 “저는 정치인 아니다”라고 답했다.
강연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인 위원장과 이 의원은 강연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의원은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윤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며 “(여권이) 실제로 국민 앞에 무릎 꿇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1년 6개월간의 국정 기조 중 거칠고 오만하고 차갑게 느꼈던 부분에 대해 보완하고 앞으로 국정은 보다 부드럽고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국민의힘도 지금까지 윤 대통령 말이라면 아무 소리도 못하는, 대통령실만 바라보는 그런 상황을 넘어서서 이제는 다양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 위원장은 “오늘 크게 배운 것은 국민 눈높이에 내려와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제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것처럼 (여야가) 정쟁을 그만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두 정당이 다 잘했으면 좋겠다는 소중한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정치적 꿈을 이루고자 했는데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고 제 공간도 없고 너무 숨 막히는 상황”이라며 “12월 초까지는 민주당에 있을 것인가, 나갈 것인가를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본인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물론 오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발적으로 험지 출마를 시사한 데 대해 “고마워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원 장관을 “참 멋진 분”이라고 치켜세운 뒤 “본인(원 장관)이 고민 중이라고 어제 전화가 왔다. 혁신이 이제 행동으로 시작하는구나, 이렇게 저는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구자창 기자, 대전=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