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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일단 반등에 무게를 싣는 흐름이다. 올해 메모리반도체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 시황이 상반기보다 나아진다고 본다. 하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전방산업 수요 회복이나 반도체 가격 반등에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D램 공급량이 2기가비트(Gb) 칩 기준 1043억6200만개로 총수요(1054억1900만개)에 미치지 못한다고 추산했다. D램 공급량(1055억5400만개)이 수요(1046억6200만개)를 초과한다는 지난달의 예측에서 180도 달라졌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7월쯤 D램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다고 관측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1~3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감산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3분기 안에 반도체 재고가 줄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된다는 희망 섞인 예측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감산 효과가 점차 가시화해 3분기쯤 공급 기업들의 재고가 줄기 시작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감산 기조가 이어지면서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D램 제조사들에 장기 공급계약을 문의하는 스마트폰·서버 업체가 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유의미한 감산 효과는 3분기에 시작해 D램·낸드플래시 수급 개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4분기에는 가격 반등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차세대 D램인 DDR5의 경우 현물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여 3분기 안에 고정거래가격이 오른다는 분석도 있었다. 당일 거래 가격을 나타내는 현물 가격은 계약가 등 고정거래 가격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그러나 추이를 봐야 한다는 신중론은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감산을 본격화한 지 얼마 안 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예측할 수 있는 건 하반기에 나아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산 등은) 반도체 공급기업에 따른 변화이고, 관련 수요가 극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물 가격 상승이 바로 기업 간 계약가격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아직 전방산업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중 반도체 갈등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중장기적 변수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