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한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 전체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유하면서 문자폭탄을 보낸 뒤 체포동의안 부결 의사를 표명한 의원들의 명단도 취합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민주당 의원을 압박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극성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동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표 지지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19일 ‘연차내기 운동’ 동참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인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이 예상되는 21일 오전 11시부터 국회 앞에서 ‘이재명 대표 지키기 비상행동’을 개최하는데, 이곳에 참석하기 위해 회사에 연차를 내자는 글들이다. 게시글에는 “힘들게 연차를 냈다”, “가게 문 닫고 간다”는 등 동참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지지자들은 ‘재명이네 마을’ 등을 통해 18일부터 ‘체포동의안 부결 의사 표명 의원’ 명단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날린 뒤 부결 의사 답변을 보낸 의원들의 명단을 실시간으로 추가하는 방식이다. 19일 오후 5시 기준으로, 부결 의원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민주당 의원들은 3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응답이 없는 민주당 의원 명단은 따로 관리되고 있다. 부결표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의원에게 국민일보가 명단에 대해 묻자 “나도 부결 입장인데, 명단에 없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민주당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당론 부결과 기명 투표 등을 촉구하는 청원 글들이 올라왔다. 이 또한 부결을 압박하기 위한 액션이다. 비슷한 내용의 청원글 2개는 각각 약 4만명, 3만5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재명이네 마을’에는 이 대표 건강 상태를 공유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18일 오후 2시쯤 녹색병원에 입원해 있던 이 대표에 대해 “현재 기력은 전혀 회복하지 못한 상태, 최소한의 수액 치료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글의 진위에 대해 “알려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개딸’ 등의 움직임에 대해 걱정스러운 반응도 적지 않다. 한 재선의원은 “이 대표 단식의 진정성이 곡해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