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과 인생 - 조직에서 밥그릇 챙기기

깜작가4달 전


3일간 virtual로 진행할 트레이닝을 위해 내가 속한 Competitive intelligence 팀과 Sales management 팀이 협업 중이다. 예전에도 한 번 밝힌 바 있는데 그 세일즈 쪽 실무 하는 애가 꼬마라 아직 이런 큰 트레이닝을 끌어가기엔 역부족이다. 자기 위 디렉터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는 할 줄 아는 그냥 좀 똘똘한 아이다.



그런데 이 팀의 헤드인 S가 이 아이를 통해 자꾸 딴지 걸고 있다. 내가 만든 무슨 콘텐츠가 문제가 있다는 둥, 트레이닝 제목이 불만이라는 둥, 하는 일 없이 참견만 하는 중이다. 당장 내일 트레이닝을 진행해야 하는데 아직도 본인들 자료 준비도 덜 끝냈다. 내 일에 참견할 게 아니라 이걸 먼저 챙겨야 하는 거 아닌가? 이 와중에 트레이닝 제목을 지 맘대로 바꿔버렸다. 그동안 쌓였던 게 폭발했다. 시쳇말로 화났다. 전형적인 밥그릇 챙기기라고 본다. 트레이닝 제목이 세일즈 냄새가 거의 나지 않으니 이제와 서라도 바꾸고 싶겠지. 그런데 너무 늦었다. 이미 이 제목으로 인비테이션 나갔고 pre-read도 나갔다.



밥그릇 싸움을 떠나서 이런 이야기를 미리 했다면, 내가 이렇게 황당해하지 않을 거다. 트레이닝 제목이 그렇게 중요했다면 처음부터 이야기를 나눠가면서 일하면 좋았을 거다. 자료가 너무 방대해서 본인이 다 리뷰할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트레이닝 하루 남기고 제목이 잘못된 거 같다고 이야기하면 뭐 어쩌자는 건가? 그러고도 디렉터라니...



이런 종류의 트레이닝은 각국 마켓 입장에서는 nice to have다. 즉 클러스터 롤을 하는 나 같은 사람이 트레이닝 내용을 만들어가면서 각 마켓에 selling 해 각 마켓 주요 스테이크홀더를 끌어들여 일을 진행해야 한다. 즉 세일즈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트레이닝 콘텐츠도 물론 중요하지만 콘텐츠를 누구에게 팔지, 어떻게 팔지가 더 중요하다. 팔 대상이 있어야 팔 거 아닌가. 100명 가까이 참가하는 트레이닝을 virtual로 진행하려고 하니 관련 부서 도움을 이끌어 내야 했고 그 일은 내가 했다. 위에서 밝혔듯이 각 나라에 이 트레이닝 리더를 정하고 같이 해 보자고 끌어들인 것도 나다. 내가 다 selling 해놓았는데 이제 와서 같이 일한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딴지를 거니 내 입장에서는 짜증이 안 날 수 없다.



그렇다고 안 보고 살 수도 없고, 그냥 그렇게 사시길 바라면서, 다음엔 딴지 걸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이 사람 그리 평이 좋지 않다. 지금과 같은 경우처럼 잘난 척은 디립다 하면서 하는 건 없기 때문이다. 훈수 두는 건 쉽다. 그러나 직접 대국을 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이다. 훈수를 잘 둔다고 본인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한데, 아마 S는 본인이 무척 똑똑하며 사리 분별이 확실하다고 여길게 뻔하다.



이번엔 좀 다르게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이런 사람을 디렉터에 앉힌 회사를 욕하기보다 이런 사람도 디렉터인데 나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긍정의 마음으로 글을 맺고 싶다.



너도 하는  내가 못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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